Category Archives: 육아

어떻게 키울 것이냐

아이를 키우다보면 가끔 어떻게 키울 것인가, 혹은 커서 뭐가 되었으면 좋겠는 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그 시작은 뱃속에서 발길질 하는 것을 보고 축구 선수가 될거라고 말하는 데에서 부터 시작하는 것 같다.) 사실 이러한 고민은 상당히 부담이 되는 고민이기도 하다. 감성이 풍부했으면 해서 음악을 많이 들려줬더니 갑자기 바이올린 하겠다고 그러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든다. 악기를 하겠다 그러면 무조건 넌 재능이 없어서 안 된다고 세뇌교육 시켜야만 한다고도 한다. 그만큼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진짜 애가 음악을 너무 좋아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빚을 내서라도 지가 하고 싶은 걸 하게 해 주고 싶은 게 부모의 심정이다.

그런데 사실 난 좀 다른 생각을 한다. 내 목표는 하나다. “지가 뭘 하고 싶어하는 지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본인이 하고 싶은게 뭔지를 알아야 부모가 지원을 해 주든 빚을 내든 할 것 아닌가? 아무런 꿈도 목표도 없는 아이를 키워내면, 난 내 스스로를 실패한 부모로 간주할 예정이다. 바이올린을 하고 싶다는 아이에게 바이올린을 사주지 못하는 게 실패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아이가 목표가 생기고 꿈이 생기는 지 나도 모른다는 데에 있다. 창의력을 키워준다는 각종 장난감을 사줘야 하나?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해줘야 하나? 영어 유치원 보내야 하나? 특목고 보내야 하나? 해외 유학 보내야 하나? 모르겠다. 인생은 쉬운 것이 아니다. 나도 내가 뭘 하고 싶은 지 모르는데 내 딸이라고 어떻게 알겠는가.

며칠 전 가족모임에서 이제 중학교 2학년이 된 사촌동생을 만났다. 숙모께서 그 아이에게 공부 열심히 하라고 얘기 좀 해달라고 그러셔서, 이렇게 말했다. “너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공부 안 해도 돼. 그런데 너가 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면 공부라도 해야 돼. 나중에 하고 싶은 게 생겼는데 공부를 안 해서 그것을 못 하면 안 되자나?” 뭐 인터넷에서 보고 주워들은 게 있어서 생각나는대로 이야기했던건데, 지금 곱씹어 생각해 봐도 이야기 잘 한 거 같다. 결국 우리 딸내미도 공부 열심히 시키게 되겠지? 아…

카시트

한국 백화점에서 비싸게 주고 산 “가장 안전하다”는 아기용 카시트가 미국에서는 안전 기준에 부합되지 않아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이란다. 뭔가 뒤통수 세개 맞은 느낌.

국산 제품도 아니고, 세계적인 카시트 전문 기업의 제품인데 왜 그런가 보니 나라마다 카시트에 대한 규정이 제각각이어서 나라마다 파는 제품도 다 다르다- 회사 이름만 같고, 제품명 및 라인, 생김새 등이 모두 완전히 다르다.

이 회사가 광고할 때 안전 테스트를 어떠한 방식으로 몇 회 실시했다고 자랑하고 있는데, 이는 안전 테스트에 대한 규제가 가장 심한 나라의 규정 때문에 그렇게 한 것으로 보여질 뿐이고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제품들도 그렇게 테스트 한 것이 맞는 지 의심이 된다- 내가 산 제품은 미국에서 판매하지도 못하는 모델인데 미국 기준에 맞춰 테스트 된 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카시트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면 규제가 너무 심해서 기업하기 힘든 나라가 된다고들 떠들겠지? 카시트가 안전하지 못한 것이 탐욕스러운 기업 탓이지 왜 정부 탓이냐고 발뺌 하겠지? 그렇게 안전하게 만들려면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는 경쟁할 수 없다고 하겠지?

그렇다면 해결책이 무엇일까? 국회의원들에게 뇌물을 줘서 법안 만들어달라고 해야하나?? 시민운동이라도 해야하나? 사고가 터져 봐야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규제를 강화하려나? 기업들이 알아서 해야하나? 맘스홀릭 같은 카페에서 서명운동 벌이면 되려나? 보험회사에서 카시트 좋은 거 쓰면 보험료 깎아주는 제도를 만들어야 하나?

아니면 그냥 남들은 모르겠고, 나만 미국에서 판매하는 카시트 수입해다가 쓰면 끝나는 건가? 흠..

사진 셀렉

결혼하기 전까지 “사진관” 이라는 곳은 운전면허증, 여권, 그리고 입사원서에 쓰일 증명사진 찍는 곳에 불과하였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또 특히 아이를 낳고 나면 사진관들을 다르게 보기 시작한다. 결혼할 때는 보통 리허설촬영과 본식 촬영, 임신했을 때 만삭사진은 옵션, 아기 낳으면 50일 사진, 백일 사진, 돌 사진……….. 정말 끝도 없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다보니, 이 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데 사진으로 이 순간을 담아내고 싶은 생각이 정말 많이 든다- 그래서 어쩌다보니 50일사진, 100일 사진, 돌 사진, 그리고 이번에 두돌사진 까지 찍게 되었다- 돈은 정말 많이 들지만, 사진은 평생 남을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사진 찍을 때 마다 느끼는 불편함이 있는데, 이번에 또 느꼈다. 사진을 무슨 560장 보내주고서는 여기서 앨범에 들어갈 사진 16-18개 정도 골라달란다. 일명 “사진 셀렉”. 이거 진짜 사람 미치게 하는 작업이다. 결혼사진 찍었으 때에는 그나마 나았다- 왜냐하면 어느 정도 표정이나 구도 등을 정해놓은 상태에서 찍었기 때문에 수십장 중에서 고르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기 사진을 찍을 때에는 표정이나 자세 등이 통제가 안 되기 때문에 사진사는 셔터를 수없이 누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중에서 그나마 잘 나온 사진들을 추려서 보내준 게 560장이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디지털을 엄청 좋아한다- 나는 글씨를 정말 잘 못 쓴다. 그런데 수학을 전공하다보니 손으로 숙제 풀어서 제출하는 일이 많았는데, 한 번은 내가 주말 내내 고민해서 풀어서 제출한 숙제를 조교가 글씨 못 알아보겠다고 빵점을 줘버린 적도 있었다- 나는 그 날 이후로 모든 수학 숙제는 한글2007 수식편집기로 작성하여 출력해서 제출했다. (오히려 숙제 풀던 중 수정할 게 생겼을 때 깔끔하고 편하긴 하더라… 이 때 TeX을 배웠어야 했는데…쩝…)

암튼 난 컴퓨터 화면으로 뭘 보는 것이 엄청 편한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모니터로 사진 500장 보면서 이 중에서 20장 뽑아내는 것은 도무지 못하겠더라. 남들은 어떻게 하는 지 모르겠지만 나는 진짜 못하겠더라- 같은 테마로 찍은 사진들끼리 일단 분류를 해 놓고, 그 안에서 사진들을 서로 비교해서 제일 잘 나온 사진을 고를 수 있게 하는 기능이 일단 필요하다- 그리고 이걸 나 혼자 할 게 아니라, 여러 명이 같이 봐야한다- 내가 보기에 마음에 드는 사진이랑, 와이프가 보기에 마음에 드는 사진은 또 다르기 때문이다. 아기 중심으로 양 조부모들의 의견도 반드시 여쭤봐야 한다. 사진을 공유하고, 각자 맘에 드는 사진들에 별표를 표시해 두면, 그 중에 별표 많은 놈들만 봐도 500장이 50장으로 줄어들 것이다- 50장에서 20장으로 줄이는 것은 훨씬 수월하다- 이런 거 프로그램 하나 잘 짜서 개발하면 진짜 편할 것 같은데… 누구 할 사람 없소?

만약 이런 프로그램을 사진관에서 제공을 해 주면, 향후에 추가로 사진 인화하거나 액자 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쉽게 주문할 수 있도록 연계도 가능할 것 같은데… 흠…

뭐 나만 이러한 불편함을 느꼈는 지 모르겠지만, 암튼 수백장의 사진 중에서 스무장 고르는 것은 스트레스이다- 그런데 이것은 사진관 만의 문제는 아니긴 하다- 내가 내 DSLR 로 찍은 사진들 또한 수천장이 그대로 정리가 안 된 채 내 외장하드 및 NAS 에 보관되어 있다- 이거 어떻게 할거야…ㅠ 그대로 쳐박아 둘거면 왜 찍은걸까… 그래도 그 수천장 중에서 이상하게 나온 것들 좀 지우고 잘 나온것들만 남겨두면 훨씬 나을텐데….!!!! 도무지 하기가 귀찮아서 못 하고 있는 것은…. 나 만의 문제는 아니겠지? DSLR 까지 갈 필요도 없네…. 내 아이폰에 있는 사진 4,784장…. 동영상 590개는 어떻게 정리해야하지???? 앱 개발자들이여… 제발 이런 거 하나 만들어줘~~ 내가 투자해줄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