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준비

MBA 를 바라보는 시각은 사람마다 많이 다른 것 같다. 과연 꼭 필요한 것인가? 나에게 도움이 될까?

솔직히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석박사의 길을 걷지 않고 취업을 선택한 이후로는 MBA가 필수라고 생각해왔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는 MBA는 필수라고 세뇌당했다. 90년대 초에 MBA를 하신 아버지께서 내가 대학을 진학했던 2001년에 20년 다닌 대기업을 퇴직하시고 창업을 하셨다. 대기업에서도 성공적으로 일하셨었고, 또 직접 사업을 시작하여 계속 성장시키신 분께서 MBA 교육의 도움을 엄청 많이 받았다고 늘 강조하셨으니 나는 세뇌당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나는 수학과 경제학을 전공하였다. 삼성화재를 다니면서 내가 학교에서 배웠던 전공지식을 써먹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딱 하나가 있다면, 경제학과 전공수업 중 “주식, 채권, 그리고 파생상품”(일명 주채파) 이라는 수업을 통해서 접했던 금융상품에 대한 아주 대략적인 이해 정도이다. 언젠가 여름방학 때 학교 중앙전산원에서 들었던 4주짜리 C++ 수업이 오히려 내 직장생활에 가장 큰 도움을 줬던 것 같다. 회계, 마케팅, 경영관리, 파이낸스, 등등에 대해서는 정말 나는 배운 적도 없고 아는 것도 없었다. 그런데 삼성화재에서 나는 이상하게도 재무회계 담당하는 부서에 배치가 되었었고, 나중에는 관리회계를 담당하는 부서로 옮겨졌었다. 재무/관리회계 실무를 하고, 또 대기업의 경영진들이 내리는 의사결정 과정을 옆에서 많이 지켜보면서 좀 더 체계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늘 느꼈던 것 같다.

이렇듯, 나는 MBA 를 가야한다고 생각했고, 또 MBA를 갔다오면 많은 것을 배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 정도면 좋은 학교로 갈 수 있을 거리고 확신도 했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감을 못 잡고 있다가, 앞선 포스팅에 소개한 계기로 인하여 언제와 어떻게를 정하게 되었다. 그러나 MBA 를 준비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매우 많이 힘들었다. MBA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 나 정도라면 쉽게 갈 줄 알았는데, 현실은 냉담했다. 그 과정을 통해서, 그리고 결과론적으로 알게 된 사실들을 바탕으로 다음 체크리스트를 구성해 봤다.

MBA 를 가려면 아래 질문들에 대해서 자신있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왜 MBA를 하려고 하는 것인가?
  • MBA를 통해서 무엇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하는가?
  • 왜 지금 MBA를 가려고 하는 것인가?
  • 영어로 강의를 듣고, 동료들과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서 싸울 수 있을 정도로 영어가 유창한가?
  • 2년 이상의 직장경력 동안 ‘성공’을 했는가? 그리고 ‘실패’도 해 봤는가?
  • 돈이 (엄청 많이) 있는가? (회사에서 보내주는 경우에는 인정)

위 질문들에 대해서 자신있게 답할 수 있으면 당장 MBA 를 준비하면 된다. 물론 이외에도 많은데, 대표적인 것들만 적어봤다.

우선 MBA 가 뭔지는 당연히 알아야 하고,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 지, 지금 타이밍이 맞는 지, 투자할 시간과 돈이 있는 지,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지, 그리고 가서 최대한 뽑아낼 수 있는 지…. 어찌 보면 당연한 질문들이다. 그런데 나처럼 뭔가 막연하게 MBA는 뭐 그냥 당연히 갔다와야겠지? 싶은 생각으로만 접근했다가는 낭패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만큼 만만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MBA가 무엇이고, MBA를 갔다오면 뭐가 좋은 지 등등, 이런 거는 굳이 내가 여기에서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인터넷에 이미 많은 정보들이 있다. 예를 들어 아래 글들…

나는 한가지 조언만 하고 싶다. MBA를 준비할거면, 최대한 빨리 시작하라. 가능하면 대학 졸업하기 전 부터 말이다. 뭐 학점은 당연하고, 가능하면 다양한 교외활동들을 하면 좋은 것 같다. 취미생활, 동아리활동, 등등- 첫 직장 선택도 잘 하면 유리하다. 어쩌면, 과 선택부터 잘 해야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특히 수학과는 선택하지 말기를 바란다. 뭘 준비하면 되는 지는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각자 고민해야 한다. 조언이 필요하다면 주위 선배들에게 물어보길 권장한다. MBA를 준비해 본 사람들은,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준비하는 후배가 있으면 뜯어말린다 얼마든지 도와주려고 노력한다. 나도 얼마든지 열려있으니, 도움/조언 필요하면 연락하길 바란다. 실제로 얼마 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연락하여 조언을 부타하길래 흔쾌히 만나서 커피도 사주면서 한 시간 정도 대화했었다.

지난 주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실용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 때 실용지능이 있는 사람은 술집 가서 서비스도 받아낸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남에게 피해를 줄까봐 뭔가를 요구하지를 못하는데, 사실 서비스 요구하는 것이 술집주인에게 그렇게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 잘 해 줘서 다음에 또 올 손님이면 서로에게 다 좋은거 아닌가? 암튼, MBA 를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정보가 생명이고, 모르는 사람에게도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용기! 부디 가져보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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